< 일본 TOWED 갤러리와 대화록 2021.5.23 >

참여자
・후나토 아츠시 (船戸 厚志 / Atsushi Funato)
미술작가. 1988년생. 일본 군마현 출신.
2013년부터 전시 기획 '하루노카도(春のカド)'를 우치다 유리카와 같이 시작.
도쿄도 스미다 구에서 gallery TOWED를 열고, 현재 우치다 유리카, 츠나다 코헤이와 공동으로 운영.
・우치다 유리카 (内田 百合香 / Yurika Uchida)
1990년생. 일본과 중국. 그림은 신앙심이나 우상숭배, 자신이나 남의 religious background에 대한 것.
살아가는 게 좋다 좋아 선수권.
・츠나다 코헤이 (綱田 康平 / Kohei Tsunada)
화가.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규슈시 출신.
히로시마 대학 교육학부 졸업, 교토시립예술대학 미술연구과 졸업.
현재 도쿄에 거주. 자신의 창작 활동 외 gallery TOWED를 중심으로 전시 기획.
박시모 (Park Simo)
1990년생. 회화작가. 청강문화산업대 애니메이션과 졸업. 2016년 부터 디자인 토이작가로 활동하다 2019년 회화를 시작. 현재 용인 수지 거주중. 을지로에서 전시공간
pie를 운영중이다.
콘노 유키 ( Yuki Konno )
서울과 일본에서 미술 전시를 보고 글을 쓰는 사람. <애프터 10.12>(시청각 <3X3> 중, 2018)와 <신생공간: 2010년 이후의 새로운 한국미술>(카오스*라운지 고탄다 아뜰리에, 일본, 2019), <韓国からの8人>(파프룸갤러리, 일본, 2019)를 기획했다. 현재는 조선통신사 월간소식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기획
본 대화록은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을지예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으며 2021. 5. 26 부터 2021. 7. 29 까지 을지예술센터에서 진행되는 콜렉티브 컬렉션 전시의 일환입니다. 화상통화로 담론되었으며 을지예술센터에서는 영상으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 : 박시모, 이십칠, 을지예술센터
섭외 : 콘노 유키
동시통역 및 모더레이터 와 감수 : 콘노 유키
후원 : 을지예술센터
작가들이 운영하는 콜렉티브 공간인 서울 을지로의 Pie와 도쿄 스미다구에 위치한 TOWED를 두고서 지역안의 젠트리피케이션, 양국 간의 미술계는 어떤 방향으로 작동되는지 그리고 미술적인 성향, 운영방식, 운영하며 고민이나 느낀 점들, 앞으로 비젼등을 서로 담론해 본다.
대화

콘노
오늘 pie를 운영하시는 박시모 님에게 제안을 받아서 일본의 미술공간, 더 정확히 말하면 미술가가 운영하는 공간에 대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원: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콘노
저도 조금 긴장했는데요, 질문에 대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츠나다
한국미술씬을 공부한 적이 전혀 없어서 더 궁금합니다. 잘 부탁 드릴게요!.
박시모
아 네 감사합니다. 저도 일본에 미술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서 잘부탁드립니다.
콘노
먼저 각 공간마다 간단하게 소개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pie부터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박시모
저희는 서울 북쪽에 위치한 을지로에서 공간운영을 하고 있구요. 운영자는 두명인데 저 박시모랑 이십칠이라는 분이 계세요. 근데 오늘은 참석 못하셨고 작가 두명이서 운영하는 공간입니다.
박시모
일단은 저희 pie 공간이 만들어진 계기는 일본의 미술을 좋아하고 특히 일본의 서브컬처계 미술을 좋아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좋아하는 작가를 보러가고 콜렉팅을 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갈 수 없으니 아쉬움을 느꼈고 점점 장기화 되면서 일본 작품들이 너무 보고싶어서 그런 계기로 공간을 세워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콘노
그럼 다음은 TOWED 소개로 넘어가 볼까요?
콘노
pie는 몇년부터 운영을 시작하신거죠?
박시모
작년에 시작했습니다.
콘노
pie는 2020년에 운영되기 시작했고, 2010년대 후반에 운영하기 시작한 TOWED의 경우는 어떤지, 공간 설립의 계기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후나토
갤러리 TOWED 운영자는 지금 여기 3명인데요, 저 후나토, 우치다, 그리고 츠나다, 이렇게 세 명입니다. 저희도 페인터로 각자 활동을 하면서 공간을 같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후나토
TOWED는 도쿄 스미다구, 도쿄 스카이트리 근처에 위치한 공간인데요, 2017년에 개관했고
츠나다
2018년 아닐까요?
후나토
죄송합니다. 2018년 7월에 개관했고, 올해 2021년 7월에 삼주년을 곧 맞이합니다.
< 도쿄 스미다구에 위치한 갤러리 TOWED 내부 >
후나토
개관한 계기는 저 후나토와 우치다 두 명이 갤러리 설립 전부터 전시기획을 여러 곳에서 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공간이 있으면 그 공간에서 하고 싶은 전시를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저와 우치다, 그리고 다른 두명의 작가까지 포함한 넷이서 시작했고, 멤버도 중간에 바뀌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후나토
계기는 대략 이렇습니다.
콘노
이어서 전시 콘텐츠 방향과 특징을 여쭤보고 싶은데요, 계기와 관련해서 대답해주신 내용을 통해서 계속 이어서 드릴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년 동안 TOWED에서 열리는 전시를 보면서 전시 기획의 어떤 특징이나 방향을 느꼈는데요, TOWED 쪽에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후나토
운영 설립 당시부터 생각해온 갤러리의 이념에, 작품 판매를 염두에 두었어요. 지금까지 작품을 구매해본 적이 없거나 갤러리에 방문한 적 없는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전시를 생각해왔습니다.
후나토
기본적으로 전시는 매달 운영자 세 명이 바꾸어가면서 기획을 하는데요, 전시 기획을 담당하는 사람마다 개성이 두드러지는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활’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와서 전시 기획을 했을 때는 관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집에 마침 걸었을 때의 느낌을 전시공간에서 좀더 느껴보실 수 있도록 구상을 했습니다.
츠나다
후나토 씨의 대답에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림을 사는 경험의 첫 걸음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념이라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이미 어느 정도 평가가 확정되고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작가보다 젊은 작가, 아니면 공예품이나 민예품에 가까운 작품, 마음 편히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로 출품하는 작가를 더 많이 소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치다
생각하는 갤러리 이미지가 뭐냐면 컬렉터도 물론 방문하시지만, 작품을 처음 구매하는 사람, 무엇보다 전시를 보러 왔는데 입장료를 내야 되는지, 여기에 있는 물건들은 다 판매용이냐고 물어보는 등 일상에서 작품을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와주시는 갤러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콘노
pie의 경우는 아까도 말씀해 주신 서브컬처에 대한 시모님과 이십칠님의 취향과 관심이 더 반영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공간 컨텐츠의 방향이나 특징에 대해서 같이 얘기해주시면 좋을것 같아요.
박시모
저희 pie 에서는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서브컬처를 범주로 정해놓은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십칠과 저의 취향이 많이 들어간 두사람이 모두 오타쿠이기 때문에, 저희 목표는 어느 공간이던 같겠지만 역시 TOWED처럼 일반 관객들과 접속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건데요, 그럴려면 전시의 소재들이 일상소재여야 사람들이 궁금해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이제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이 좀 탄압을 받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그런것들을 소비하는 사람들을 모함하는 쪽으로, 근데 그런 시기가 지나가고 모두가 즐기는 시대가 왔습니다. 오타쿠 까지는 아니지만 만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이 늘었어요.
츠나다
탄압을 받은 시기가.. 혹시 몇년즈음에 그랬나요?
콘노
일본 컨텐츠가 역사적인 맥락까지 고려해서 유통되지 않은 시기가.. 시모님, 탄압을 받았던 시기가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쯤인지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
박시모
일단은 10년전만해도 인식이 안 좋았습니다. 일단 오타쿠라는 인식 자체가 안 좋았고 한국은 좀 더 인싸성향 위주의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츠나다
그게 최근 10년 동안에 변화했단 얘기일까요?
콘노
개인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만큼 작품에 자신의 취미를 가지고 오는 작가가 지금의 40대, 윗세대는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이라 생각합니다. 작품에 그런 분위기도 나타나고.
박시모
또 2013년에는 진격의 거인이라는 애니메이션이 한국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그해 인기검색어 10위안에 들었고, 공중파 티비프로그램에서도 진격의 거인 패러디가 꽤 많이 등장했어요.
이런 부분이 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만화나 게임을 좋아하게되었다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생겼다는 거죠.한국에서 사실은 굉장히 만화나 게임소재기반의 작가들이 엄청 많이 생겼고 그런 전시들도 굉장히 많아졌어요. 이번년 3월에는 을지로에서만 동시에 3개의 전시가 서브컬처 전시로 진행된 적도 있습니다.
우치다
그렇게 탄압을 받았다가 분위기가 고조된다는 게 쉽지 않을텐데요, 동향을 이끌어간 중심인물이 있나요? 일본은 무라카미 타카시가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나서 순식간에 고조된 것 같은데요. 그런 인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콘노
세대간 차이도 있을텐데요, 박시모님도 그렇지만, 주변 미술가들을 보면 공통의 인식을 통해서 씬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만화도 보고 영화도 보고, 자연스럽게 작품에 이어져간 흐름도 있을 겁니다.
콘노
시모님에게 여쭤보고 싶은 것은, 탄압을 받던 소재들이 미술쪽에서 급부상하게 된 이유입니다. 일본에서는 무라카미 타카시 같은 사람들이 주력으로 활동하면서 출발점이 된 것 같은데, 한국에서는 어떤지 질문을 받았는데 혹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콘노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공통의 분야라고 해야될까요, 아까도 말씀해주셨지만 이제 누구나 영화를 보고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시대가 되다 보니까 어느 정도 분위기처럼 스며들어 있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같은 콘텐츠들이 중심 소재가 되니까, 주력의 활동 덕분에 사람들이 미술에서 애니메이션을 다룬 것과 거리가 좀 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박시모
일단은 한국에서도 작가들은 경험,일상에서 소재를 찾잖아요.거의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애니메이션도 보게되면서 그것이 일상의 레벨로 올라오면서 자연스럽게 어떤것을 볼때 게임같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방법론쪽으로 다가가는거 같아요.
츠나다
한국은 한국의 서브컬처가 10년전부터 있었죠. 예를 들어 온라인 게임은 일본에 훨씬 앞서서 인기를 끌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온라인 스포츠, e스포츠에서 한국 작가들이 영감을 받지 도 않았을까 생각도 했는데요.
콘노
한국 작가 중에는 그런 관심사를 영상이나 설치로 보여주는 작가도 있습니다. 30대 후반 작가, 강정석 작가는 게임적 신체감각에 대해서, 모니터와 조이스틱 같은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장치를 연동하는 부분에서 감지되는 것들을 작품 소재로 탐구하고, 보다 일본과 직접적인 관계가 될텐데 돈선필 작가의 피규어의 조형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과, 한국과의 비교를 글로 쓰기도 하시고.. 그 세대 작가들이 주도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즐겨오면서 작품에 반영하고, 박시모님도 아까 하신 얘기지만 방법론적인 측면이 미술과 어떻게 녹아들어가는지 모색해왔어요. 그러다가 최근 젊은 작가들, 10살밖에 차이는 안 나지만, 그런 작가들도 일상적으로 가까운 주제를 페인팅이면 페인팅으로 표현하는 인상을 저는 받습니다.
츠나다
그렇군요. 그런 작가들을 더 알고 싶네요. 일본에서 한국의 미술가들, 특히 새로운 동향을 이끌어가려는 작가가 소개되는 일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전에 콘노 님의 강연을 돗토리 대학 강좌에서 들었을 때도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콘노
일단은 질문해주신 부분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렸는데요, VR이나 e스포츠, 일본에 대한 문화적 관심사는 체감상 삼십대 후반 작가들, 돈선필 작가나 강정석 작가 같은 경우에 관심 영역의 연장선상에서 작품으로 풀어보고, 고작 10살 차이밖에 안 나겠지만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교적 젊은 작가들 또한 어느 정도 그런 경험을 일상적으로 하고 작업으로 풀어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추가적으로 나온 질문은 이런 씬 자체에 대해서 관심은 많은데 일본내에서 소개된 적이 없고 관련된 정보를 접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아쉽다는 얘기였습니다.
박시모
사실 범주 카테고리로 정해져 있는것도 아니고 작가들이 서브컬처나 게임을 이용할때 그것을 주 테마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서브로 가져가는 경우도 있거든요. 아주 약간의 서브컬처가 들어간 작가들도 있고 서브컬처만 들어간 작가들도 있고 그래서 사실은 모아서 얘기를 한다고 하면 그 작가가 완전히 자신이 서브컬처작가다라기 보다는 이번엔 이런 방법론을 이용해봤다,게임처럼 시뮬레이션을 해봤다라는 느낌으로 더 다가오는 것 같아요.
콘노
아까 나온 대답의 연장선상에서 여쭤보고 싶은 것은, 도시의 문화운영공간의 특징인데요, 을지로라는 재개발 구역에서 이렇게 서브컬처 관련된 전시를 하시면서 서브컬처와 연관된 운영방식을 취하는 한편, 지역적인 특색과 관련된 방식도 취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것과 관련해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시모
네, 저희 pie는 앞서 얘기드린데로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의 서브컬쳐의 테마 범주 안에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서브컬처가 들어가 작가들을 찾아서 일본의 있는 작가들과 매칭을 하기도 하고요, 이런 카테고리를 정해서 전시기획을 하는게 유튜브의 알고리즘 기능과도 비슷한데요, 유튜브 알고리즘 기능 Find 시청자가 원하는 동영상을 찾아주도록 도와주고 keep watching 시청자가 계속 원하는 영상을 더 시청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차용했습니다.
박시모
그래서 일본과 한국 또 다른 외국작가들을 매칭해서 단체전을 기획해 교역소로써의 기능을 하고싶은게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곳은 서브컬쳐전시를 하는 곳이구나 하는 곳으로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시모
제가 서브컬쳐로 현대미술을 접했기 때문에 일반인이 현대미술로 가는 과정에서 서브컬처의 방법도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콘노
그럼 이제 TOWED 쪽으로 마이크를 넘겨보면 어떨까 싶은데요.
전시공간 컨텐츠에 대해서, 아까도 바꿔가면서 매달 전시 기획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스미다 구는 주변에 분카렌포(文華連邦: 전시 공간이 밀집하는 작은 공간. 기획마다 공간 이름도 바뀐다. 웹사이트에 소개된 공간은 다음과 같다. 未開地, FABULOUZ GALLERY, YUMI ADACHI CONTEMPORARY, 旧ドマトトコ押入内絶区シアター倉庫, スナックその, halflaw, i.m.a, Marginal Studio, ALASKA, DOGO)를 비롯한 작은 전시 공간도 있고, 미학교(美學校: 예술 관련 세미나 형식의 수업반)의 기그멘타(ギグメンタ: 미학교 수강생이 기획하는 아트 프로그램)도 여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스미다구라는 좁은 범위에서 더 크게 보면 도쿄나 일본에서 공간을 운영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후나토
스미다구는 동세대 젊은 작가가 얼터너티브 공간을 운영하는 걸 봐 왔습니다. 어떤 전시에 참여했을 때, 관객 중 한 분이 전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순회 경로를 따라가듯이 전시를 보셨어요. [여러 군데를 몰아서 볼 수 있어서] 도심에서 멀리 사는 사람에게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공간과 협력하면서 전시를 보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후나토
스미다구는 예전부터 현대미술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처럼 역사적인 문맥도 있는 한편, 좋은 점은 저희가 운영을 하면서 공간끼리 서로 동료 의식이 강한데 서로 다른 장르를 다룬다는 것을 알고 서로 지내고 있습니다. TOWED는 페인팅 위주로 소개를 하는데, 다른 공간에서는 보다 현대미술에 가까운 작업을 소개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장르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느낌으로 계속 활동하고 있습니다.
후나토
그렇다고 스미다구라는 특정 지역에 머물겠다는 생각은 없고, 가능하면 광범위하게 전개하고 싶습니다. 가끔 떨어져있는 공간과 협력해서 순회전처럼 전시를 실제로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후나토
콘텐츠 방향의 특징에 대해 말씀 드리면, 좀 전에 갤러리를 처음으로 방문한 관객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경향이라고 했는데요, 제가 추상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처음 작품을 보러 오는 사람이 추상화를 난해하게 생각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전시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을지 시도해보기도 합니다.
콘노
후나토 씨와 우치다 씨는 초기부터 계속 운영해오셨는데, 구성원이 중간에 바뀌고 츠나다 씨가 들어오고.. 아마 각자 다 다를텐데요, 공간을 운영하면서 생긴 고민이나 비전이 있으세요? 비전은 앞서 이야기하신 것 같은데, 그외 작가로 활동하면서 공간을 운영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후나토
멤버가 중간에 바뀔 때 업무상 인수인계도 해야 하지만, 전시를 기획할 때 시점이 변하는 일은 대환영입니다. 오히려 TOWED가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는 것보다는 여러 장르를 다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갤러리 운영을 하면서 나온 고민은.. 각각 고민하는 부분이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이 얘기는 운영자인 제가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같은 장소에서 매번 전시 기획하다 보니 패턴화되는 일이 그렇습니다.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전시를 어떻게 신선하게 기획할지, 큰 고민입니다. 그 부분이 재미있는 일은 맞는데요.
콘노
다른 운영진의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츠나다
저는 작년부터 TOWED 운영진에 참여했는데요, 우치다 씨,후나토 씨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일부러 다른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기획한 전시도 아웃사이더 맥락에서 다루어지는 작가를 섭외했고, 작년에 기획한 전시는 젊은 작가는 아니지만 민예 공예 작가 중에 커리어를 어느 정도 쌓은 분이지만 TOWED처럼 얼터너티브 스페이스 전시에 많이 참여해본 적 없는 분을 섭외했습니다. 지금까지 운영해오신 우치다 씨, 후나토 씨가 만들어온 흐름에 참신한 요소를 끌어왔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콘노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우치다 씨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실까요?
우치다
코로나 때문에 주변에 문을 닫은 갤러리도 몇 군데 있더라구요. 저희 TOWED 운영방식은 금토일 이렇게 3일만 열고 다른 날에는 저희 모두 일을 하러 가거든요. 수입원이 갤러리 말고 외부에 있다는 얘기죠. TOWED로 번 수익이 아니니까 오히려 살아남은 것 같아요. 마침 스미다구는 오래된 건물이 많아요. 전쟁에서 불타지 않고 남은 노후화된 건물은 빌리는 사람도 없는데, 부동산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사람들에게 소개해주세요. 그런 공간을 활용해서 아티스트가 살고 공간을 운영하기도 하고.
공간의 노후화도 심해지는데, 일하다 틈날 때 각자 좋아하는 것들을 보여주고 하고 싶고, 전시를 기획하는 데 돈이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계속 따르기 마련이죠. TOWED도 DIY하듯이 리모델링을 공간 보수도 저희가 하고 겨우 버티는 중입니다. 아랫세대 작가들은 미술관에서 협력 받아서 공간을 운영한다고 들었는데요, 스미다구는 그렇게까지 얾매일 일 없이 마음 편하게 공간을 운영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숨이 잘 트이는 것 같아요.
츠나다
외부에 수입원이 있다 보니까 오히려 좋은 작가를 섭외해서 소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아는 갤러리에 가보니까 처음에는 큐레이팅을 강하게 밀고 나갔는데, 점차 잘 팔리는 작가만 소개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저희를 포함한 스미다 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살릴 수 있는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콘노
공간을 운영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을지로 얘기를 잠깐 꺼내자면, 재개발 대상도 그렇지만 공간 특징 중에 하나는 일본과 달리 1층에 전시 공간이 없는 점입니다. 오피스텔 같은 건물 3층까지 엘레베이터까지 타고 올라가거나 설마 이런 공간에서 전시를 하는 건가 하고 들어갔는데 실제로 전시를 소소하게도 하는, 그런 게 특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것과 관련되거나 상관없이 pie에서 공간 운영하시는 데 어려움이 있으신지. TOWED 세 분도 모두 작가로 활동 하시면서 외부에서 일을 하시니까 겪게 되는 고민과 연결해서 말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박시모
TOWED 얘기를 들으면서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요. 일단은 시스템에 부재에 대해서 얘기해야 될것 같아요. 그 한국 젊은 미술계얘기를 먼저 설명 드려야겠는데요. 일본에서도 그렇겠지만 기존에 갤러리들이 비싸고 전시하기 힘든 점들이 젊은 미술가들에게 큰 문제였고 20년전에 젊은 작가들을 위한 대안공간이라는 공간들이 생겨났고 젊은 작가들이 전시를 할수 있게 됬지만 뭔가 시스템적으로 젊은 작가들의 수입원이 되기는 힘들었습니다.이런 문제를 극복해 보고자 작가들 스스로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를 운영을하면서 그런 신생공간이란 이름으로 분류되는 공간이 10년간 많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박시모
2018년도 추산으론 180여개 공간이 생겼다는 통계가 있는것처럼 많은 공간이 생기고 있는데 신생공간에 지적을 당하는 휘발성,한시적,공회전 같은 키워드들이 따라옵니다. 전시들이 그냥 마냥 지나가는 통로로서 기능을 하는데 이는 사실 대안공간과 다를바가 없으니까요. 신생공간들은 좀 다른 공간들만에 상업적 시스템이라던지 기존에 공간과는 다른 시스템이 존재해서 작동해야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pie에서도 그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시모
저희는 주로 일본작가들을 많이 섭외하는데 사실 외국은 자신이 컨트롤 할수없는 전시를 한다는게 쉬운일도 아니고 연고가 없는 외국인을 믿고 작품을 맡기는게 쉬운일 아니라 섭외도중에 연락이 안될 수도 있고 그러다가 거절을 당하는 일도 있었거든요.
그리고 일본작가가 한국에서 전시를 하면 기존의 커리어가 사람들이 보질 않았으니까
사람들이 오지않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기획을 좀 중요시한달까, 한국작가 일본작가를 매칭에서 하면 한국작가때문에 보러오는것도 있겠고 그런 매칭기획을 해야하는데요, 그런 기획 난이도가 굉장히높습니다.
박시모
인원이 부족하고 능력이 부족한게 몇가지 있는데요, 저희 맴버가 두명인데 할수있는 일이 되게 제한적이예요. 사실 전시가 작가를 멋있게 대중들에게 선보이는거고 그러기위해서는 디자인, 설치, 글, 영상, 컨텐츠, 기획등 되게 많은 부분능력이 필요한데 그걸 전부 할수가 없는거죠. 운영도 제가 잠을 줄이고 알바를 해서 겨우 가능한 정도인데, 그래도 이런 부분을 포기한다고 하면 그건 너무 아쉽기 때문에 운영진들이 많은 풀파티의 가까운 운영을 하고싶고 작가들에게 공간운영을 같이하자고 제의할려고 하지만 전시공간운영은 엄청난 희생이 따라야 하기때문에 작가분들에게 이런 제안을 드리기도 죄송하고, 다들 한사람의 작가로서 활동하고있는데 전시공간을 운영함으로서 작가로서의 삶도 희생 당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고민됩니다.
콘노
얘기해주신 내용에 모두 공감하신다고 합니다.
츠나다
얘기해주신것 모두 공감해요. 기획도 제대로 하고, 작가를 섭외하는 데 작품을 막 가져오라고 이야기하는 대신 스트레스 받을 일 없이 작가가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도록 친절하게 정보도 공유하고… 여기 홍보물 플라이어를 제가 만들었는데, 이런 것도 제대로 준비하고 싶어서 만들어보았고.. 전시 서문도 준비하고 설치도 하고, 쉬운 게 하나도 없죠.
우치다
일본 국내에 통용되는 얘기겠지만, 저희 운영진 모두 삼십대 초반이에요. 삼십대 초반이 주입식 교육 대신 유토리 교육을 받기 시작한 세대예요. 유토리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곤 하지만, 주입식 교육이 풀린 시기에 자유롭게 배우고 자랐습니다. 유토리 교육을 받은 같은 세대 작가가 공간 운영을 시작하게 된 영향과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미술가 커리어를 쌓아가는 데 갤러리에 소속한다거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윗세대를 보고 다른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 방법을 찾아가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할지 고민하면서 해나가는 것 같은데, 혹시 한국에서 같은 세대 작가가 공간을 운영하는데, 그 세대에 일어난 사건이나 계기 배경이 되거나 요인이 된 것이 있을까요?
박시모
국내에서는 2015년 굿-즈라는 행사가 있었는데요, 작가들이 작품을 스스로 판매하고 좀더 상업적으로 일반대중에게 다가가서 팔수있는 작은 규모의 작품이나 자신의 작품을 축소하거나 분할하거나 하는 행사를 열었어요. 사람들 반응이 굉장히 좋았기도 했고 상업적으로 나갈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굿-즈 이벤트의 영향을 받은 상업적인 공간들이 많이 생긴것 같아요. 근데 문제는 작가는 굿즈를 만드는 직업은 또 아니다보니 생기는 문제도 있고 굿즈가 팔려도 사실 큰 돈이 된다고 볼수도 없고, 길은 상업적으로 제시되었지만 시스템적으로 보완을 해야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후나토
아까 박시모님이 공간이 많이 생겼지만, 시스템이 작동 못해서 연결되지 못했다고 하셨는데, 저희도 공간을 운영하면서 한편으로는 얼터너티브 스페이스 전시장의 측면도 있고 갤러리로서 작품을 판매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저희도 작가 활동을 하는데, 작가 입장에서 작품이 판매되면 작가로서 살아가는 길이 열리는 걸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관객이 많이 안 오거나 작품이 잘 안 팔리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중에 작품을 몇 점 보관하고 온라인 스토어에 공개하거나 전시 기간에 국한해서 작품을 온라인 판매하는 운영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후나토
코로나 영향을 받아 그렇게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 영향과 상관없이 지리적으로 방문하기 힘든 컬렉터나 해외에서 구매를 해주신 분처럼, 저희가 생각치도 못한 범위까지 접점이 생겼습니다.
박시모
그건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사실은 전시장내에 가격표가 있는데요, 그걸 사람들이 모를수도 있고 파는건지 안파는건지 헷갈려하는 부분이 있어서 조금더 상업적이지 못한 부분이였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으로 이미 먼저 가격제시가 된 상태로 전시가 진행된다면 사람들이 조금더 살수 있는 작품이구나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이 크고 그런 부분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후나토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를 통해서 전시 공간까지 못 오는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콘노
마지막 질문으로 넘어갈까요. 문화예술공간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인데요, 아까 얘기해주신 스마다구 부동산의 독특한 면모도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의 을지로가 어떤 곳인지 외국분들에게 감이 잘 안 올텐데요, 물론 스미다구도 스카이트리가 없으면 어느 지역인지
잘 모를 수도 있겠는데요, 을지로라는 공간과 특색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 문화예술공간과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얘기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시모
저희는 서울에 을지로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데요, 공업단지이고 폐건물이 많아요 스미다구처럼, 그래서 방세도 싸고 서울중심에 있어서 교통도 되게 좋고 이런 장점들이 어느나라나 그렇겠지만 젊은 미술가들에게 좋은환경으로 자리잡아서 2년전부터 젊은 문화거리로 부상하게 되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주말에 카페를 가도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제일 좋은 점은 역시 전시공간이 많아졌다는 거예요. 지금 추산으로는 약 열곳정도 조금 넘을지도 모르겠네요. 되게 좁은 곳에 열곳 정도의 공간이 생겼기 때문에 전시보러오시는 분들은 하루에 전시 3개 보기도 힘들잖아요. 여기에서는 잘하면 하루에 5개 이상의 전시를 볼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좋은 로드맵이 되서 전시장 서로서로가 도움이 되는 분위기가 되서 좋습니다.
콘노
을지로는 미술공간이 밀집되어 있어서, 일정 보고 “이 날이야!” 하고 결정하면 몇군데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pie는 아쉽게도 제가 아직 방문을 못했는데요, 그외에도 공간형, 쉬프트, 상업화랑, n/a, d/p, 중간지점 등 정말 많습니다. 금방 없어지는 공간도 없진 않은데요, 좁은 지역에서 전시를 볼 수 있고 흥미로운 전시가 많아서 한국 갈 때는 매번 빠짐 없이 보는 지역입니다. 개인적으로 ‘핫스팟’이었어요.
콘노
토우드의 경우는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스미다구는 다른 도쿄의 지역에 비해 잘 없는 장점?이 있지 않나요?
츠나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뭘까요..?
콘노
[계층적 상승 때문에] 국가 정책들로 한꺼번에 퇴거를 강요받거나 없어지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우치다
을지로와 스미다구가 비슷한 것 같아요,TOWED는 전통 시장[상점가]에 있는데 가게들은 거의 다 셔터를 내린 상태예요. 운영하는 사람도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이고 가게를 운영하지도 못하세요. 그분들은 젊은 사람한테 공간을 막상 맡겨버리기도 꺼려해시는 것 같지만, 부동산이 중간에서 젊은 사람에게 공간을 저렴하게 빌려주고, 결과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싸게 공간을 빌려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다른 젊은 사람을 소개하는 구조입니다.
스미다구는 정말 오래된 건물이 많아요. 돌아다니다보면 집을 허무는 장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치바대학교 건축학과 시설이 근처에 생겼는데, 건축학과 학생들이 여기를 없애버리려면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어떻게 할지 수업의 일환으로 계속 공부하기도 한답니다.
< TOWED가 위치한 도쿄 스미다구의 풍경 >
후나토
학생들이 참가해서 낡은 건물을 리노베이션하거나 기숙사나 셰어 하우스를 세운다거나.. 그런 프로그램도 있다고 합니다.
후나토
도쿄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긴자의 경우는 오래전부터 계속 운영해온 전통적인 갤러리가 있고 갤러리의 고객도 있고, [시나가와 근방에는] 테라다 창고[寺田倉庫]에는 잘 나가는 현대미술갤러리가 들어가 있습니다. 스미다구는 인정이 넘치는 사람들과 아이들이 돌아다니는 ‘시타마치[상가, 번화가]’스러운 동네라 생각해보시면 되는데요, 실제로 갤러리를 운영하다보면 어린이가 전시공간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콘노
질문은 이제 다 끝났는데요, 질문이 있으시면 하셔도 됩니다.
박시모
TOWED랑 많은 접점이 있어서 재밌게 들었는데요, 역시 가장 중요한것은 일반관객들과의 공간접속 문제가 있는데 TOWED에서는 일반관객들이 현대미술을 볼 수 있게 할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서 구상을 하고 있는게 있는지
후나토
저희는 현대미술로 한정짓지는 않는데요, 작품을 구매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들어와서 작품을 어떻게 보고 구매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이는지, 많은 작품을 소개하면서 접근할 수 있도록 시도합니다. 최근에는 컬렉션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저희 세 명도 여러 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는데요, 컬렉션 전시를 열고 갖고 있는 물품을 선보이고 소개합니다.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어느 지방에서 선물용으로 산 그릇이나 작은 물건들, 작가미상의 드로잉도 같이 전시해서 모두 소중한 컬렉션들로 소개합니다. 미술 작품도 본인이 보고 좋다고 생각하면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기획입니다.
박시모
되게 좋은 방향인것 같고 자연스럽게 미술을 소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원래는 시민예술교육에 대해서 얘기를 질문을 드리려고 했는데 지금 해주신 답변이 어느정도 부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혹시 또 공간에서 사실은 사람들이 예술에 대해 알아가야 소비가 가능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예술강의 같은 것들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우치다
이벤트는 여러번 해봤는데요, 지금까지 미술을 잘 모르거나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편하게 갤러리에 올 수 있도록 미술과 아무 관련이 없는 기획을 해봤습니다. 갤러리에서 무서운 얘기 대회, 개호[돌봄] 워크샵도 합니다. 전시 공간 바로 옆에 막과자 가게가 있어서 어린 아이도 자주 전시를 들렀다 갑니다. 그래서 어린이가 전시 공간에서 전시 참여작가와 함께 작품을 각자 만들어서 갤러리에서 전시할 수 있는 기획도 했습니다. 그런 접근 방식을 시도해봤습니다.
박시모
좋네요. 오히려 미술이라고 하면 좀 어려워 할 수 있는데 친숙한 미술이 아닌걸로 접근하는 방식이 오히려 일반관객 입장에서 생각해서 되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콘노
TOWED 분 중에 pie나 저한테 질문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서울의 미술씬에 대한 질문도 좋고요.
츠나다
시모님은 공간을 운영하시는 것도 물론이지만, 일본 서브컬쳐 맥락의 미술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됐고 관심이나 흥미를 가지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시모
원래는 미술을 하기전에 아트토이를 했었는데요, 일이 잘 안되고 원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니까 옆에 아크릴로 미소녀그렸는데 옆에 있던 일본인 친구가 어 그거 되게 카오스라운지 같다고 일본에는 애니메이션을 회화로 그리는 장르가 있다고해서 알려주고,
마침 일본친구의 직장에 카오스라운지 맴버인 후지시로 우소가 계신다고 그것도 알려주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치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미술에 관심없는 사람을 어떻게 미술이라는 영역에 뒤돌아보게 하고 소외당할 일 없이 대하는 문제 의식을 저와 후나토 씨는 갖고 있습니다. 저와 후나토는 미술대학을 나오진 않았어요. 내면적으로 미술분야에서 배제당한 컴플렉스처럼 계속 따라다니다 보니까, 미술 분야로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들일지 의식하는 것 같아요. 오타쿠 문화, 애니메이션, 만화가 미술이다 아니다 따지는 논쟁이 일본에서도 매번 불거지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가 한국에서는 어떤 맥락에서 수용되는지 궁금합니다.
박시모
저도 예술대학을 나오진 않았고 애니메이션 전공을 했습니다. 일단은 한국에서는
오타쿠 작가가 많이 없기때문에 서브컬쳐작가로 얘기가 된다 보다는 일러스트와 회화, 일러스트와 현대미술이 갈리는 것에 조금 더 중심이 되어 있습니다. 일본 디자인 페스타에 갔을때 회화작품이 있었던 반면 한국 일러스트 페어에서는 회화를 볼 수가 없습니다. 두 분야가 서로 많이 견제를 한다고 해야될까요. 사실은 서브컬쳐 작가들은 사람들이 무라카미 타카시밖에 모르기때문에 그런 사례가 없어서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젊은 층에서는 적극적으로 서브컬쳐 방법론을 이용하려는 시도도 있고 케바케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츠나다
최근에 일본에서는 일러스트와 회화의 경계가 사라진 느낌이 듭니다. 저희 공간도 페인터는 물론이고 잡지를 비롯해서 폭넓게 활동하는 일러스터레이터도 소개할 때 병렬적으로 전시하기도 하는데, 다른 공간에서도 그런식으로 소개를 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전에 무라카미 타카시가 슈퍼플랫 얘기를 했다면 그런 상황보다 더 나아간 게 지금 상황 아닐까 생각합니다.
박시모
한국에서도 2015년 굿-즈라는 행사가 틀을 깬 선례가 아닐 까 생각합니다. 사실 굿즈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영역이였기 때문에 현대미술로써 굿즈를 판매한다는건 그 구분을 짓지 않으려고 하는 선례가 아닐까 생각을 하면서도 사실은 분야가 많이 갈리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나토
굿-즈 이야기를 들으니까 생각이 났는데요, 일본에서 아트페어도쿄를 비롯한 가격대도 비교적 높고 유명한 갤러리가 참여하는 페어와 달리, 아트북페어 행사의 경우는 좀 더 일러스트 그래픽 위주로 다뤄지게 되는데요, 일반인도 미술가도 참가하고 zine을 판매하는데 젊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행사입니다. 책자를 많이 팔리기도 하고요. 작품은 그곳에서 판매되진 않지만, 그 다음 스텝으로 얼터너티브 공간에서 아트페어 같은 행사가 열리면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박시모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전시를 했을 때 사람들이 간단한 드로잉같은 것들을 구매했었습니다. 저도 사람들이 갑자기 와서 뭔가 가져갈수 있는 zine이라던지 굿즈라던지 또는 되게 괜찮은 가격대의 드로잉 위주의 행사를 진행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콘노
pie에서 열린 이번 전시도 굿즈로 칫솔 만들지 않았나요.
박시모
그건 아티스트가 만들어 보내주셨습니다.
콘노
작가가 보내셨답니다. pie에서 만든 건 아니라네요..
박시모
그래도 매번 전시할때 매번 굿즈를 준비하는 편입니다. 저희가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굿즈를 만들어서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는게 있어야 또 다음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박시모
저희 한국에서도 아트북페어도 있고 미술을 하시는 분들도 참여를 하시는 경우도 있는데요. 교류는 그렇게하고 있는데 판매로 크게 이어지는 경우는 아예 아트북페어 책 자체가 많이 팔리진 않아서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아직은 조금 힘든 것 같습니다.
콘노
한국에서 언리밋 에디션이라는 행사가 있는데요, 작년에 이제 10회? 11회? 여기도 독립출판사가 기획을 하는데 일러스트도 그렇고 사진가, 시각미술 전반 도록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번 책도 챙기고 .. 저도 좋아해서 매번 체크하고 갑니다.
후나토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어쩌면 컬렉터 예비군이네요. 저도 처음에 여러 작가의 도록을 샀는데, 정말 저렴하게 작품 파시는 분도 있어서.. 책자 가격보다 돈을 좀만 더 내서 작품을 산 경험이 첫 컬렉팅 경험이 되었고.. 그렇게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죠.
콘노
언리밋 에디션 얘기를 잠시 꺼냈는데요. 거기서 저 개인적으로는 도록과 책자를 많이 챙기려고 하는데, 책을 구입한 사람이 나중에 컬렉터가 될 수 도 있겠다라고 후나토 씨가 얘기해 주셨어요. 가격이 비교적 낮은 작품의 경우에서 출발해서 결과적으로는 컬렉터가 되었다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박시모
책이 참 저도 좋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책에 대해 생각을 하고있고 일단은 컨텐츠 부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작가들이 전시를 하는 건 또 하는 것이고 전시를 안 하는 기간에 사람들이 계속 예술에 머물 수 있게 글이라던지 리뷰라던지 컨텐츠들이 계속있고
그게 또 구매를 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것이겠죠. 책은 제가 봤을 때 가장 좋은 컨텐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콘노
시모님 이제 10시 반을 넘기고 이제 두시간 다 지났는데요. 더 하실 얘기나 제가 리드할 얘기가 있을까요.
박시모
상황이 비슷해서 너무 재밌었고 서브컬쳐에 대한 새로운 얘기를 들어서 흥미로웠고 생각했던 방향성에 대한 것들이 저희도 해보면 좋겠다는 방향성이 많았기 때문에 재밌었습니다.
모두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츠나다
저도 재밌었습니다. 그 재개발 지역 이름이..
콘노
을지로
츠나다
을지로, 네 저도 거기가 실제로 어떤 곳인지 너무 궁금합니다.
코로나 종식되면 한국에 꼭 가보고 싶네요.
후나토
도쿄에 오실 일이 있으시면 토우드에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을지로가 사실 어떤 곳인지 잘 모르겠지만, 꼭 방문하고 싶습니다.
박시모
감사합니다.
콘노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계속할 거라고 예상도 못했네요! 저도 이렇게 중간에서 통역하면서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